그네, 무위와 충실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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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이 든 가방에 어깨가 뻐근해질 때쯤, 건너편 2층 활짝 열린 두 창문에 무언가가 반짝인다.

‘NOTHING’
유연은 더 이상 상념에 젖어 있을 여유가 없었다. 해야 할 일을 가득 싣고 'NOTHING'이라 쓰인 카페를 향했다.

카페에 들어가자마자 커피를 시키고, 서둘러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펼쳤다. 마지막 여유라는 듯 힘껏 커피를 한 모금 들이키고는 창문 밖을 바라보니, 아까 그 놀이터가 있었다. 서늘한 가을바람에 홀로 휘청이던 그 그네에, 보라색 옷을 입은 아이가 앉아 그네를 타고 있었다.

두 다리를 뻗으며, 접으며
더 높이 더 멀리 오르락-내리락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저렇게 그네만 탈 수 있구나.
아니지, 저 아이는 그네를 타고 있지.
지금 저 아이보다 이 순간에 충실히 머무를 수 있을까.’

유연은 쌓인 일이 가득한 노트북을 접어두고, 창문을 더욱 젖혔다. 뜨거운 커피가 식을 때까지 그네 타는 아이를 바라보았다.
유연은 그 무위한 순간에 충실히 머물렀다.

어쩐지 다 식어버린 커피가 맛있었다.


🖋감정: 무위와 충실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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