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의 분홍빛을, 석양의 주황빛을 담고, 

노을의 보랏빛을 담은 이슬이 나에게 말한다.

“너는 마치 나 같아.

나는 하늘의 색을, 주위의 색을 담아 

내 투명한 마음 다해 비춰내거든.

때로는 흙의 고요함 같았다가, 

잎사귀 위에서는 푸르름을, 

지는 노을 밑에서는 보랏빛과

 끝내의 어둠을 담을 수도 있어.

너는 맑디맑은 수옥이지? 

너가 담아야 할 시련과 근심, 행복과 사랑, 희망과 어둠이 

어떤 빛깔일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야.

너는 그것을 담고서야 영롱한 빛과 색을 내는 

유일한 네가 된단다.

그러니 주위 빛깔에 고개 숙이지 말고, 

이기려고 애쓰지도 말고, 

그저 가만히 비춰내도 좋아. 

안아도 되고, 

고개를 들어 마주해도 되고, 져도 돼.”

✒️

수옥 (水玉) : 무색 투명한 석영 광물질로, 원래 광택이 없으나 

불순물이 섞이면 자수정, 연수정, 흑수정처럼 

고귀하고 아름다운 원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