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공허와 충만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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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갛고 노란 잎들이 만든 길을 따라 걷다가, 유연은 건물 사이 툭 불거진 놀이터를 만났다. 커다란 은행나무와 아직 물들지 않아 초록빛을 띈 나무가 딱딱한 건물들로부터 보호하려는 듯 놀이터를 감싸고 있었다. 오후의 햇살까지 내리 앉아 한 잎씩 떨어지는 은행잎을 보자니 도심 속 낙원 같기도 했지만, 아무도 없는 놀이터는 어딘가 외로워 보였다.

유연은 벤치에 앉아 바람을 느끼다, 슬그머니 외로움이 몸을 잠식하는 것을 느꼈다. 공허한 손짓으로 주소록도 켜보고, 최근 채팅 목록도 내려보던 유연은 수진의 이름을 발견했다.

언젠가 수진이 이유 없이 전화한 날이 있다. 전화 속 목소리에 쓸쓸함이 묻어있어 무슨 일이 있냐고 묻자, 수진은 읊조리듯 말했다.


별일 없어. 그냥…
내가 이유 없이 전화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걸로
충분한 것 같아.


문득 유연은 수진이 그때 이런 마음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말하지 않아도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유연은 휴대폰을 내려두었다. 여전히 혼자였지만, 이대로도 충분했다.

차오르는 마음을 안고, 다시 걸었다.


🖋감정: 공허함과 충만함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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