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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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너가 감정의 바다에 빠질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면 말야.
한 번 빠져보는 것도 괜찮아.

아무 이유도 찾지 않고,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거스르는 파도는 세차고 무섭지만, 내 몸을 맡긴 파도는 다정하고- 포근하기도 하거든. 한 번도 간 적 없는 바다였지만, 너를 제일 잘 아는 곳이자- 너가 제일 잘 아는 곳일 수도 있어.

그치만 이름아-

나는 너의 바다가 얼마나 깊은지 몰라.
감히 내가 어떻게 너의 바다를 가늠할까.

실은, 나도 여전히 감정의 바다가 무서워
안겨봤던 바다지만, 여전히- 삼켜질까 두려워.

그치만말야,
만일 너가 빠지기로 결심했다면,
아님 이미 빠져 있다면-

빠질 것을 두려워 하다가,
용기를 내어 빠졌다가,
유영하다가-
다시 걸어나온 나의 이야기를,
그리고 내가 지을 한 척의 배를 떠올려줄래?

나는 말야,
언젠가 다시 용기를 내 감정의 바다에 빠질 거야.
그리고 햇볕으로 걸어 나왔던 그 때를,
노랫말들과 얼굴, 목소리, 품속을,
희고 따듯한 나의 고양이를,
지난 편지에 대한 너의 답장을,
그리고 지금 이걸 읽고 있는 너를 떠올릴거야.

그리고 활짝 핀 벚꽃, 때마다 돌아오는 초승달, 맛있는 커피 한 잔, 스며드는 햇볕들을 모아둘거야. 별거 아니지만 전부인 것들 말야. 그렇게 작지만 튼튼한 배를 하나 지을 거야. 휩쓸리지 않도록, 삼켜지지 않도록.


우리 언젠가 바다에서 길을 잃은 서로를 만난다면,
그때 만일 배가 있다면-
서로를 태워주자.

그렇게 우리 무엇이든 붙잡고,
다시 볕으로 가자.
나의, 너의 얼굴 위에 빛이 스며들 때까지.


from. 무늬

ps. 이 조각이 네 감정의 바다에 작은 힘이 되었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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