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는 몇도일까?
뙤약볕이 내리쬐는 날이면
서로 부산스레 부쳐주던 손부채의 바람이,
손으로 만들어준 작은 얼굴 위 그늘막이,
사랑의 온도라고 할 수 있다면-
사랑은 시원할까
늘 손이 찬 나와, 늘 손이 따듯한 너가 만나
우리 두 손이 맞잡은 온도가-
서로의 것을 닮아간 그것이
사랑의 온도라고 할 수 있다면-
사랑은 미적지근할까
단단한 면만 내어주던 서로가
서로의 무른 면에 기대어 흘린
열기 어린 눈물의 온도가
사랑의 온도라고 할 수 있다면-
사랑은 따듯할까
운명에서 찾아온 우리를
지키기로 선택하는 매 순간
이 사랑의 온도는 따듯해지고, 시원해지고, 미지근해지니
‘식어감’이란 되려 아름답지 않은가
붉은 불꽃이 타고 남은 자리에,
초록빛 불씨를 피워내자
손을 맞잡고, 두 발을 맞추며
이 불씨 앞에 끝나지 않는 춤을 추자
꺼지지 않는 초록빛 불씨가 일렁일 거야
누군가 내게 사랑의 온도를 묻는다면,
난 이 초록빛 불씨를 내어주련다
RECOMM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