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뿌연 안개 속이다.
알 수 없는 감정들이 한데 얽혀
단단한 덩어리를 이룬다.
검은 바람이 소용돌이 치는 곳을 제발로 들어간다.
흔들리고 휘청이며 덩어리를 움켜쥔다.
외로움, 쓸쓸함, 공허함, 무력감-
하나하나 들여다본다.
보고나서야 흘러간다.
얼마간의 외로움도, 쓸쓸함도 그렇게 흘러간다.
마침내, 고요에 이른다.
언젠가 희고 뿌연 안개는 또다시 찾아올 것이다.
그리고 난 이 고요에 이르기 위해
검은 소용돌이 속을 다시금 마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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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마침내 찾아온 고요